본문 바로가기
일상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관람 후기

by 휴가간고양이 2023. 7. 14.
반응형

영화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를 개봉 당일 일본에서 관람하였습니다. 평소 미야자키 하야오감독의 영화들을 좋아하는데 이번 작품은 다소 난해한 편에 속하는 것 같습니다.

제작 기간에만 7년 이상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고 사전에 아무런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더욱 화제가 되었는데요. 동명 원작 소설이 있기는 하지만 일부 설정만 차용했을 뿐 내용은 다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간단한 내용을 설명드리자면, ‘마히토라는 소년이 어머니를 잃고 시골로 내려와 살게 되는데, 그곳에서 다른 세계로 이동할 수 있는 탑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겪는 모험을 그린 영화입니다.

히사이시 조OST를 맡은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피아노를 중심으로 한 음악이 참 인상 깊습니다. 다만 기존 애니메이션의 서정적인 선율 보다는 다소 무게감 있는 주제곡이었습니다. 일부 장면에서는 영화 인터스텔라OST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다소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영화 내용을 알고 싶지 않은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군의 도쿄 공습으로 어머니를 잃은 주인공 마히토는 아버지와 함께 시골로 내려옵니다. 그곳에서 어머니의 여동생이자 아버지의 아이를 임신한 나츠코이모와 함께 살게 됩니다. 어느날 집 근처 숲속에 폐허가 된 탑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시골로 왔을 때부터 중요한 캐릭터가 하나 등장하는데요. 백로의 형상을 하고 있으나 사실은 일종의 정령인 아오사기’(포스터의 인물)입니다. ‘마히토아오사기의 안내를 받아 탑 안으로 들어가게 되고 잠들어 있는 어머니를 발견하게 되나, 이내 환상이었음이 밝혀집니다. 시골로 온 마히토는 학교에서도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친구에게 맞은 것처럼 스스로 상처를 꾸미는 등 주변에 부적응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어느날 ‘마히토는 집의 수많은 책들 속에서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책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 책에 옛날 어머니가 자신에게 남긴 글귀를 본 마히토는 그 책을 읽고 큰 감명을 받게 됩니다. 이 책을 본 것을 계기로 마히토는 새엄마로 인정하지 않던 나츠코에게도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게 됩니다.

어느날 나츠코는 숲속으로 들어가 사라집니다. ‘나츠코가 탑으로 갔음을 직감한 마히토는 탑으로 향합니다. 그곳에서 마히토는 다른 세계로 가게 되는데 다양한 조력자를 만나게 됩니다. ‘마히토집에서 일하는 나이든 하인이지만 탑 안의 세계에서는 젊은 모습을 하고 있는 키미코’, 불을 다루는 소녀 히미등을 만납니다. 탑 안의 '또 다른 세계'에서는 영혼(엄청 귀여운 캐릭터입니다)들이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 등을 보게 됩니다.

또 다른 세계에는 마히토를 해치려는 앵무새들도 있었습니다. ‘마히토앵무새들로 인해 큰 위기에 처하게 되나 불을 다루는 히미의 도움으로 위험에서 벗어납니다. ‘히미마히토에게 본래 마히토의 세계로 돌아가는 길을 알려주지만 마히토나츠코를 구하기 전에는 본래 세계로 돌아갈 수 없다고 말합니다.

마히토는 뒤쫒아온 앵무새군대에게 붙잡하게 됩니다. 정신을 잃은 사이 마히토는 탑 안의 세계에서 신을 만나게 되는데 사실 오랜 옛날 사라졌다고 하던 마히토의 대숙부님이었습니다. 대숙부는 그곳에서 세상의 균형을 맞추는 일을 하고 있으며 마히토에게 그 일을 이어받으라고 권유합니다. 그러나 마히토는 자신은 선한 존재가 아니기에 그런 일을 할 수 없다고 거절합니다. ‘마히토는 본래의 세상은 고통스러운 곳이지만, ‘키미코히미’, ‘아오사기같은 친구들을 사귀겠다며 현실 세계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이 때 ‘(대장)앵무새의 공격으로 탑 안 세계가 무너지게 되고 마히토키미코’, ‘히미’, ‘아오사기와 힘을 합쳐 나츠코를 구해 탑을 빠져나가려 합니다. ‘키미코히미는 다른 시간대(과거)에서 온 존재들이며 탑을 빠져나가더라도 마히토와 다른 차원의 문을 통해 나가야 한다고 말하며 이별합니다. 알고 보니 사실 히미는 미래의 마히토의 어머니였음이 밝혀집니다.

신과의 대화에서 드러났던 것처럼 마히토는 자신의 악의(친구가 때린 것처럼 스스로 상처를 낸 행위)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써 자신이 불완전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고, 사람 사이에서 맺어지는 인연의 소중함을 깨닫습니다. ‘마히토히미와 작별하고 나츠코와 함께 본래의 세계로 돌아오고 탑은 무너져 내립니다.

여기까지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의 내용이었습니다. 영화를 관통하는 큰 주제는 모든 존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정도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사는가에 대한 답은,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친구처럼 소중한 인연을 통해 괴로운 현실을 마주하는 용기라고 생각됩니다.

이 영화는 이웃집 토토로처럼 아기자기한 영화가 아닙니다. 내용이 매우 난해합니다. 게다가 전쟁을 일으킨 존재로서의 일본에 익숙한 우리나라 관객 입장에서 보기에는 주인공이 마치 전쟁 피해자인 것처럼 묘사되는 부분이 다소 와닿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매일 매일 힘든 현실을 마주하면서 한번쯤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고민해보고자 하는 분들께는 추천해드리는 영화입니다. 덧붙여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벼랑 위의 포뇨' 등 미야자키 감독의 애니메이션 속 인물 또는 유명한 장면을 오마주한 듯한 장면들도 여럿 있으니 찾아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반응형

댓글